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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뜬금없는 움베르토 에코Mindful 100일 2022. 3. 11. 23:01
기호학 관련 아티클을 읽으며 덕질하다가 문득 움베르토 에코 선생을 마주함.
에코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밤새도록 할 수 있지만 그 양반이 내 인생에서 한획을 그은 사건들 중 하나가 떠오름.
1991년 초에 병신같은 선지원 후시험-지원할 대학의 학과를 밀 정한 후 학력고사라는 노가다 시험을 보는-으로 모대학 모과에 입학원서를 넣고 그 모대학에서 시험을 보러 상경. 그것도 병신같은데 여관방에 있기 싫어서 모대학 대학촌의 하숙집에 머물며 시험준비.
지금은 모대학 교수인 선배-당시에는 선배가 될줄도 몰랐지만- 그 인간이 독서광인지라 책장에 '푸코의 추'를 발견하고 이게 뭐여? 지구 자전에 관한 과학서적인거? 가볍게 들었다가 밤을 새버렸다.
대충 새벽에 1권인가를 끝내고 시험장에 가서 컨디션 개판인 상태에서 시험을 보고 집에 가는 길 강남 버스터미널에서 푸코 추 얘기가 궁금해서 서점에서 3권을 모두 샀다. 합격 여부보다 책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나중에야, 입학후 몇면 지나서야 에코가 위대한 기호학자-사실은 문헌학자이자 인문주의자라는 사실을 알고 에코덕이 됐었다.
푸코의 추/푸코 진자는 그 후에도 내 인생의 책이 됐다.
삼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난다.
시험을 위해 독서를 그만두느냐, 호기심을 위해 계속하느냐 하는 고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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