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ful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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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 뜬금없는 움베르토 에코Mindful 100일 2022. 3. 11. 23:01
기호학 관련 아티클을 읽으며 덕질하다가 문득 움베르토 에코 선생을 마주함. 에코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밤새도록 할 수 있지만 그 양반이 내 인생에서 한획을 그은 사건들 중 하나가 떠오름. 1991년 초에 병신같은 선지원 후시험-지원할 대학의 학과를 밀 정한 후 학력고사라는 노가다 시험을 보는-으로 모대학 모과에 입학원서를 넣고 그 모대학에서 시험을 보러 상경. 그것도 병신같은데 여관방에 있기 싫어서 모대학 대학촌의 하숙집에 머물며 시험준비. 지금은 모대학 교수인 선배-당시에는 선배가 될줄도 몰랐지만- 그 인간이 독서광인지라 책장에 '푸코의 추'를 발견하고 이게 뭐여? 지구 자전에 관한 과학서적인거? 가볍게 들었다가 밤을 새버렸다. 대충 새벽에 1권인가를 끝내고 시험장에 가서 컨디션 개판인 상태에서 시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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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아침독서로 새로이 선정된 책: Pedro Arrupe SJ: Mystic with Open EyesMindful 100일 2022. 3. 7. 14:50
매일 아침 정말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던 라메트 신부의 Pedro Arrupe 전기를 다 읽고 난 후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약간의 패닉이 왔다. 그냥 하릴없이 일만 하다가 아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을 좀 더 부드럽게 해주고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것이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아침 독서로 읽을 책을 물색. 브라이언 그로건 신부님의 Pedro Arrupe SJ: Mystic with Open Eyes가 당첨됨. 예전에 읽으려고 킨들에 사넣어뒀다가 까먹은 책. Brian Grogan 신부님은 아일랜드 예수회원으로 알고 봤더니 꽤 유명하신 분. 특히 Sacred Space의 디렉터였다. https://www.sacredspace.ie/ Sacred Space | Your dail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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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드디어 대성집을 가다Mindful 100일 2022. 3. 5. 23:09
나에게 대성집은 로망과도 같다. 혼자서 누릴수 있는 혼밥의 Max같은 거. 사실 두차례 시도했다가 너무나 많은 웨이팅 탓에 기가 꺽여서 실패. 오늘 갔다. 드디어. 1. 주인인자 매니저인지 젊은 총각의 접대가 인상적. 손님과 어거지 진상이 섞여 있는데도 템포를 잃지 않더라. 아주 인상적이었음. 2. 도떼기 시장. 도가니탕+소주의 대향연. 다시 올일 없다 싶었다. 3. 참 미안한데... 난 개인적으로 MSG 옹호파. 다만 잘싸야 한다는 주의. 무슨 말이냐면 소고기 다시다 같은 얘들과 달리 MSG는 맛을 증폭시키는 기능 즉 enforcer의 기능을 한다. 굉장히 괜찮은 조미료라는 것. 문제는 그 몰개성적이며 조연적 성격에 있다. MSG가 오버도되면 맛이 변질된다. 묘하게 느끼한 느낌. 그 경우에는 MSG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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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피슬러 Fissler 혹은 페티쉬즘Mindful 100일 2022. 3. 2. 22:07
버스 안에서 간만에 Order in Chaos를 읽다가 그만 정신줄을 놓았다. 독립문역인줄 알고 허겁지겁 내렸더니 한 정거장 못미친 서대문 교육청.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어서 뭐 그냥 걸어가지 하고 발걸음을 내칠 때 보인 피슬러 대리점의 쇼 케이스. 밤늦은 시간이라 문은 닫혔지만 쇼 케이스에는 불이 들어와 있어서 와~ 씨~ 하는 마음에 정신없이 구경했다. 어찌나 근사해보이던지...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든 생각. 아니... 내가 영화 뮌헨에 나오는 기드온의 칼 특공대-정확히는 암살대-도 아니고 뭐 이렇게 주방용품에 넋을 잃고 있나? 최근에 내가 누구를 암살한 것도 아니고 왜 이리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표상하는 주방용품에 마음을 홀리나 싶었다. 걸어가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가 좀 주방용품 덕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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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간만의 좋은 하늘Mindful 100일 2022. 2. 16. 11:35
버스를 기다리면서 무심코 하늘을 봤다. 참 예쁘더라. 추우면 하늘이 예쁘고 날씨가 풀리면 하늘이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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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 젊은 연구자를 만나다Mindful 100일 2022. 2. 9. 22:25
사실 어제 한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이라는 말로 부족한 만남. 오죽하면 같이 일하는 연구원의 말. "한시간이 지나면 늘 보낼 생각을 하던데... 놀라웠다." 사실 매일 매일 시간을 쪼개 쓰는데 익숙하는데 그 분과 대화하는데 세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시간. 19세기 가톨릭이라는 흥미로운 시간들. 서가장? 맞나? 아무튼 서광계의 후손들이 상하이로 물러가면서 함께 물려받은 예수회 유산들. 이 부분은 확실히 물어봤다. 예수회 빠돌이들이 흔히 헷갈려하는게 차이나 미션 쪽 역시 1775년에서 1815년까지 예수회 해산을 많이 간과하니까. 그 빠순이분은 그걸 의식하고 있어서 엄청 놀랐다. 특히 예수회 문헌들, MEP 문헌들-그 분 그냥 MEP라고 부르더라. 그러면서 힐끗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